불확실성 속에도 한인들 “여행은 간다”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오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23~26일) 한인들의 여행 수요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에 이민 단속 강화 등 다양한 변수들 때문에 장거리 해외여행 대신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로컬 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얼 연휴 예약률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전년 대비 약 30% 예약이 늘었고, 불체자 단속 여파로 항공여행보다는 버스나 기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특히 리무진 버스로 떠나는 앤텔롭캐년, 모뉴먼트밸리, 글랜캐년댐, 파월 호수 등을 포함한 3일 코스가 가장 인기라고 전했다.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세도나 국립공원, 레드우드 기차 여행 등도 단기 여행을 원하는 한인 고객들에게 높은 수요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주투어 역시 로컬투어 예약이 작년보다 약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조 전무는 “이번 연휴 여행에 대한 문의가 작년보다 늘었다. 연휴 직전까지 예약이 지속될 경우 전년 대비 수요가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앤텔롭캐년과 모뉴먼트밸리, 태평양 기차여행 등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강화된 이민 단속과 국경 관리 강화로 인해 항공여행, 특히 국제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에 따라 특히 리스크가 적은 버스나 기차를 통한 여행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 연휴 해외여행 수요가 작년보다 적은 편”이라며 “그러나 옐로스톤 2박 3일 등 국내 인기 여행 코스는 여전히 강세”라고 전했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 또한 최근 이민 정책 강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장거리 해외여행 대신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업체 측은 “이전에는 북유럽이나 한국 여행 수요가 많았으나, 요즘은 샌타바버라나 솔뱅 같은 로컬 기차·버스 여행이 인기”라며 “해당 코스들은 이미 예약이 꽉 차 마감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예산으로도 즐길 수 있는 로컬 여행이 경제적 대안으로 각광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은 항공권 가격, 여행 보험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로컬투어는 비용 부담도 적고 일정도 유연해 많은 고객이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인 업계처럼 올해 메모리얼 데이 연휴 동안 전국 소비자들 또한 사상 최대 규모로 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자동차협회(AA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번 메모리얼 연휴 동안 최소 50마일 이상 이동하는 인구는 4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년 만에 최고 수치다. 그중 약 87%는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일 것으로 전망됐다. 고물가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하고 간편한 이동수단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훈식 기자불확실성 한인 한인 여행업계 연휴 해외여행 장거리 해외여행